슈가 글라스 창문 넘어로 반짝이는 햇빛이 눈부시게 한 쿠키를 비추고 있다.
그렇지만 검고 비단결처럼 고운 망토를 머리에 두르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쿠키의 온 반죽에 박힌 콘후레이크에 햇빛이 비쳐 조금씩 코팅이 녹고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 쿠키는 그 자리에서 나오지 않았다. 녹아서 진득찐득하고 눅눅한 쿠키가 되고 싶은 걸까. 순간 그 쿠키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놀라서 숨었다. 그렇지만 망토 안의 얼굴이 궁금해서 눈을 실처럼 가늘게 뜨고 망토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작고 가녀려보이는 반죽과는 다르게 눈은 살기, 복수심으로 검붉게 가운데에 뭉쳐져 있었다. 나는 놀라서 뒤로 나동그라졌다. 아주 큰 소리로. 그 쿠키가 다가왔다. 이미 조금 녹아있던 것이였을까, 발이 움직이는데 살짝 찐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머릿속의 모든 생각과 추억들이 떠올랐다. 그 쿠키는 나를 점점 모서리로 몰았다. 눈이 맞추치지는 않았지만 나를 죽이려는 것같았다. 여기서 끝인가..? 등이 벽에 닿았다. 더 이상 도망칠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무겁다 못해 나를 짓누르는 공기가 여기저기 깔려있었다. 죽을 것같은 추위는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이 계속해서 내 몸을 짓이겼다. 그 쿠키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래, 여기서 끝이구나 하고 눈을 감으려고 할 때 즈음, 그 쿠키가 나를 향해 손을 움직이는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지독하리만큼 무서운 아니. 무서운 걸 뛰어넘은 꿈이였다. 숨이 막혔다. 숨쉬는 방법을 까먹은 듯이. 얼마전 가장 소중히 여기던 동생이 집에서 나간 뒤로도 가끔 이런 꿈을 꾼다. 마치 그 꿈은 집요하게 나에게 따라붙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애는 약 3달전에 집에서 나갔다.
-???
옛날에 그애는 성격이 가녀리고 남의 말을 쉽게 들어주는 애였어서 성격이 나쁜 애들한테
잡히면 그애들이 시키는 건 뭐든 하곤 했어. 그래서 그런지 다른 쿠키들은 그애를 싫어했지.
멍청하기 짝이 없던 언니들은 동생이 그 괴롭힘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도 모르고, 오히려 그런 동생을 병풍으로 사용해서 자기들을 더 빛나게 만들곤 했지.
어리석고 멍청한 언니들의 행동에 동생은 마지막 빛 한줄기마저 잃어버리고, 집에서 나가게 되지.
그때 그 애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기억나.
“나는 독립하는 것도 가출하는 것도 아냐. 언니들의 그 어리석고 멍청한 행동 때문에 나가는 거야. 다시는 보지도 후회하지도 않을 거야.”
그 애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니들에게 퉁명스러운 말을 전하곤 떠났지.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어. 마지막. 영원히
그애는 아마도 지금 쯤 걷고 있을 거야. 자신을 반겨주는 쿠키를 만날때까지.
계속, 계속, 계속.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애가 눈 앞에 희미하게 보였다. 희미하게 보였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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